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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0 Jack Wilshere, 가장 거대한 재능 6

Jack Wilshere, 가장 거대한 재능

 



1. 프로필[각주:1]

- 이름 : Jack Wilshere, 잭 셔 (셔가 아님에 주의!)
- 국적 : 잉글랜드
- 생일 : 1992년 1월 1일
- 포지션 : 좌우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쉐도우 스트라이커
- 백넘버 : 19
- 입단 날짜 : 2001년 10월 1일 (입단 날짜로는 1군 중에서 가장 선배뻘)
- 1군 데뷔 : 프리미어 리그 vs 블랙번 로버스 전 (A), 2008년 9월 13일, 4-0 승리.
- 1군 데뷔골 : 칼링컵 쉐필드 유나이티드 전 (H) 2008년 9월 23일, 6-0 승리.


2. 키작은 꼬마의 퍼스트 터치


   아스날 감독에 부임한 이후 지금까지, 벵거는 리그 라이벌인 맨유, 리버풀에 비해서 빈약한 재정으로 팀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스카우팅 시스템과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용병술을 발판으로 작가주의적 "발굴과 갱생" 시리즈를 선보였고, EPL과 전유럽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러한 시리즈는 많은 팀들에게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주었고 아스날 고유의 아름다운 축구를 가능케했다. 하지만 거지는 흥해도 3년 안에 망한다고... 맨유, 리버풀과는 격이 다른 '졸부' 첼시의 등장, 무리한 에메레이츠 스타디움 건설, 라이벌 팀들의 빠른 벤치마킹, 무패 멤버들의 이탈이 연이어 이루어지면서 아스날은 5년째 무관을 경험하는 중이다. 현재 네이버 어중이 떠중이들에게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리그 5위라니!! 5위라니!!) 지난 시즌 빌라, 에버튼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심지어 '리얼 부'를 보여주겠다던 맨시티까지 빅4 자리를 넘보기에 이르렀다. (우리가 원래는 안 이랬는데... ㅠㅠ)


  여튼 물려받은 재산이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래도 부귀 누리고 싶으면 자식 농사를 잘 해야 된다고, 벵거는 유스 정책에 힘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사비, 이니에스타, 메시, 보얀 등을 길러낸, 유럽 최고의 유스 시스템을 자랑하는 바르샤를 벤치마킹하여, 내조 담당 Steve Bould 유스 코치와 함께 자식들의 조기 교육에 들어가기 시작하니...

  잭 윌셔는 U-16, U-18, 리저브, 1군까지 차근차근 테크를 타고 있는, 바로 그 아스날 유스의 첫 결과물이다.





3. 스페인에 대한 세스크의 대답.. 이 아니구나... 스페인의 세스크에 대한 잉글랜드의 대답.


  14살의 나이에 U-16 팀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윌셔는 벵거가 므흣한 웃음을 연발할 정도로 몹시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U-18 팀과 리저브 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08/09 프리 시즌에 드디어 아스날 팬들에게 용안을 드러내셨다.
 
  여러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매치 핏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프리시즌 성격 상 윌셔는 1군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조금 부여 받았는데, 그 때마다 훌륭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08/09 시즌의 우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스날 팬들이 정신 못 차리고 하악하악 거리게 만든, 아주 인상적인 데뷔였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살가도를 단 한 번의 터치로 제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꼬꼬마의 포스는 여타 유망주들의 그것을 훨씬 상회하여, 이 시기부터 잉글랜드와 전세계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다.

  아스날의 꼬꼬마들이 다 그렇듯 리그 경기보다 칼링컵과 FA컵에서 출장 기회를 잡았던 윌셔는 램지, 벨라 등의 다른 꼬꼬마들과 함께 쉐필드를 6대0, 위건을 3대0으로 격파하는 등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갔다. 물론 1군 출전 기회도 있었다. 2008년 9월 13일, 16세 256일의 나이로 1군 경기에 처녀 출장하여 세스크가 갖고 있던 아스날 최연소 리그 데뷔 기록(17세 103일)과 1953년에 게리 워드가 세운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리그 데뷔 기록(16세 321일)을 경신했다.


                              "우리 팀에 놀러왔던 베컴 횽과 함께!"


 지금부터는 사과를 좀 해야겠다. 부와 명예와 미인을 모두 거머쥘 축구 스타기 되기 위해 땀방울 블링블링 열심히 연습하고, 청운의 꿈을 가지고 유소년 리그에 출전했을 다른 EPL 팀 유스 선수들에게... 아니, 이미 1군에 데뷔하고 위건 같은 팀도 바르는 애를 어떻게 또 유스 리그에 출장시키냐고.. ㅠㅠ 18살도 안돼서 인생의 쓴맛신맛씨레기맛을 다 경험했을 다른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그 이후, 칼링컵도 떨어지고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 정신없는 아스날에 윌셔의 출장 기회가 있을리 만무했고, 실망한 윌셔는 유스 리그와 FA 유스컵을 우ㅋ걱ㅋ우ㅋㅋ걱ㅋㅋㅋ 잡아드셨다. 아스날 U-18 팀은 EPL에서 내로라하는 유스 팀을 보유한 맨시티, 리버풀, 토트넘, 빌라 등을 FA 유스컵에서 모두 쳐바르며 명실상부한 유스 최강이 되었다. (사실 이때 윌셔 말고도 많은 유스 선수들이 잘해줬기에 우승을 할 수 있었고, 벵거의 자식 농사가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벵거가 처음 유스를 육성하기 시작할 때 14~16살이었던 선수들이 현재 이 팀의 주력을 형성하고 있으며, 리저브팀에서 머물며 1군 테스트를 고대하고 있다.)

  08/09 시즌에 새 역사도 쓰고 유스 전교 1등도 쳐묵쳐묵한 윌셔는 09/10 프리 시즌이 되어 다시 핫 이슈가 되었다. "생각없이 늘 내가 내가 하는 패스~♪ 내 맘대로 또 자꾸 자꾸 하는 슛~ 아무렇게나 살짝 살짝 드리블~♬" .... 미쳤다. (그래 나 윌셔 빠다.) 센세이셔널했던 1년 전보다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에메레이츠 컵에서 AT 마드리드, 레인져스를 맞아 또 2경기 다 MOM 쳐묵쳐묵. MVP에 해당하는 "토너먼트의 선수"는 아르샤빈이 받아서 살짝 의아했지만(횽도 최고ㅠb), 윌셔는 그 2경기의 활약상으로 카펠로의 눈에도 들어와(아니, 이미 카펠로는 윌셔를 보러 경기장에 와 있었다...), 잉글랜드 국대 콜업까지 거론되고 있다.

  요 정도가 지금까지 윌셔의 활약상, 커리어, 성적표 쯤 된다.


4. 그리고 루니. (응?)


                    위 사진은 글쓴이의 악의가 전혀 담기지 않았으며, 
     잉글랜드 언론 "The Sun"에 게재된 사진을 그대로 옮겼음을 밝히는 바임.[각주:2]


  아스날 빠돌이, 윌셔 빠돌이가 분명해 보이는 글쓴이가 갑자기 루니를 언급해 의아하시겠지만, 사실이다. (뭐가?) 루니는 밀레니엄 이후 잉글랜드 최고의 재능이며, 쩐이 딸려 영입하지 못했을 뿐 벵거도 매우 눈독 들였던 바 있다. 그랬던 벵거가 윌셔에게서 루니의 향기를 맡았다고 한다.[각주:3] 윌셔가 정말 제 2의 루니, 혹은 그를 능가하는 월드 클래스가 될 수 있을까?

  윌셔의 성공은 단지 윌셔빠의 쾌락만을 담보하지 않는다. 프렌치 커넥션 때문에 자국 선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잉글 언론의 천대를 받던 아스날이 로컬 유스들을 속속 키워내면서 잉글랜드화되고 있고, 그 첫 작품이 바로 윌셔다. 로컬 유스들의 성공은 언론의 호감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팀 멘탈도 창출해낸다. 로컬들은 웬만해선 팀을 떠나지 않는다. 아데바요르처럼 변덕이 심한 아프리칸, 세스크처럼 언젠가는 자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타국 선수가 주축을 이루는 아스날보다 맨유가 더 안정적인 스쿼드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게다가 윌셔의 성공에 드는 비용은 맨유가 루니에 지불했던 수천만 파운드에 비하면 공짜나 다름없다. 리얼부 운운, 이브라 어쩌고 하는 Money 리그의 치열한 틈바구니에서 유스 선수로 수천만 파운드의 가치를 창출해낸다면, 재정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놓인 아스날에겐 아주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뭐, 아스날이 윌셔를 만들어낸 게 아니라 윌셔가 아스날에 온 거라는 말도 많다. 벵거가 잘 키웠다기 보다는 그냥 운이 좋았다, 복 받았다는 말. 하지만 레알과 바르샤의 예를 보면 세공사에 따라 원석은 돌도 되고 보석도 된다.)

  윌셔의 미래가 100% 장밋빛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윌셔의 성공은 아스날에게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다른 팀과 차별화된 생존 방식을 택한 아스날의 원대한 항로에서 살아남느냐, 뒤집히느냐를 결정할 조타수의 임무가 17살짜리 천재 꼬꼬마에게 주어졌다.


                                            쓰읍....



* 별첨) 잭 윌셔 SWOT 분석

- Strength
 : 천재적인 드리블링. 윌셔는 공을 가지고 달리는 재능을 타고 났다. 메시나 로벤처럼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보유한 것은 아니지만 지단이나 델피에로에게서 보이는 천재적인 타이밍 감각을 가지고 상대방 수비수가 근접하기조차 어려운 드리블을 구사한다. 수비수가 몸으로 비비면 밀릴 수 밖에 없는 윌셔가 살아남은 비결.

 : 패스와 슛도 수준급. 벵거는 아스날 유스 선수들에 대해 인터뷰하며 '이미 테크닉은 완성된 선수들이 더러 있다'고 했었는데, 윌셔는 그 중에서도 최고이다. 1군 선수들과 비교해도 이미 최고급의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 냉철하고 창의적인 축구 지능과 안정적 멘탈. 일찍부터 피지컬 뿐만 아니라 축구 지능과 멘탈을 완성했기 때문에 루니는 잉글랜드 최고의 재능이 될 수 있었다. 게임과 전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 패싱 루트를 순식간에 찾아내는 순발력과 창의성,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냉철함과 자신감, 잇따른 성공과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도 들뜨지 않는 평정심. 윌셔는 17세의 나이에 이 모든 걸 갖추었다.

 : 귀여운 페이스. ㅇㅇ

                         에메레이츠컵 레인져스전이 끝나고 좋아 죽는 윌셔

- Weakness
 : 약한 피지컬. 170cm 의 키에 비해 몸싸움이 많이 약한 편은 아니다. 무게 중심이 낮게 잡혀있고 밸런스도 좋은 편이라서 밀면 넘어질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EPL은 거친 몸싸움으로 유명한 리그. 아무리 기술이 좋더라도 몸싸움에서 상대방을 이겨내지 못하면 볼키핑 자체가 힘들어진다. 자신이 롤 모델이라고 여기는 메시의 생존법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체력은 괜찮은 편이다. 이틀 연속 벌어진 에메레이츠컵 경기에서 첫 게임은 후반전, 두 번째 게임은 풀타임으로 뛰면서도 끝까지 줄기차게 뛰어다녔다.)
 : 몇 분 간 생각해봤는데, 이거 말고는 약점이 없다...

- Opportunity
 : 아스날은 젊은 피에 관대한 클럽이다. 게다가 윌셔는 벵거의 플랜 한 가운데에 위치할 가능성이 크고,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점점 1군 경기 출장수를 늘려갈 것이다. 벵거가 젊은 선수를 육성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라는 점 역시 윌셔의 장래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 잉글랜드는 테크니션에 목말라있다. 킥&러쉬로 대표되던 과거 잉글랜드 축구의 유산은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쳐서, 윙어의 자리에서 기술적으로 상대편 수비를 압도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조콜이 어린 시절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나 그 성장세는 실망적이다. 빌라의 애쉴리 영이 그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윌셔도 몇 년 뒤에는 노려봄직하다. 팀 선배인 월콧도 벌써 라이트 윙어의 주전 자리를 넘보고 있으니 말이다.
  선수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카펠로가 급히 국대에 올릴 것 같지는 않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잉글 국대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에는 세대 교체의 일환으로 윌셔가 뽑힐 가능성이 있다. 윌셔는 현재 잉글 국대 3군에 해당하는 'Outsiders' 리스트에 오웬, 아그봉라허, 깁스 등과 같이 올라가 있으며[각주:4], 얼마 전에 U-20 대표팀에 발탁되어 U-20 월드컵에 참가할 예정이다.
  (성장을 과도하게 부추기는 것도 좋지 않지만 월드컵이라는 대회가 선수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믿기에 2010 월드컵에 이르게 참가하게 되더라도, 긍정적이라 예상한다.)


                           잉글랜드 U-18 대표팀에서 10번을 달았던 윌셔

- Threat
 : 잉글랜드 언론의 과도한 관심은 선수에게 '항상' 좋지 않다. (아, 벤트너라면 그 반대일지도..) 조콜 역시 뛰어난 기술로 어릴 때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과도한 스포트라이트를 견디지 못하고 자기 관리에 실패하며 주위의 기대 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루니의 경우에는 평정심을 가지고 잘 헤쳐 나갔는데, 벵거가 윌셔도 비슷한 멘탈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듯이 윌셔도 잘 대처하리라 믿는다.

 : EPL이 피지컬적으로 거친 리그라는 점은 윌셔같은 테크니션에게 악재다. 잉글랜드 선수 중에 테크니션이 별로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메시가 활약하는 라 리가보다 더 빠른 공수 전환 속도와 더 강한 압박에서 윌셔는 살아남아야 한다. 압박 수비에 허둥지둥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피지컬적인 강인함이 동반되지 않으면 EPL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 윌셔는 현재 속한 팀 사정에 따라 좌우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쉐도우 스트라이커 등의 포지션을 오가며 출전한다. 벵거는 윌셔를 장기적으로 베르캄프와 같은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키우고자 한다는 의견을 밝힌 적 있다. 현재는 다양한 포지션에서 일종의 '경험치'를 쌓고 있는데, 이 기간이 길어지면 윌셔의 성장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재다능하게 여러 포지션의 역할을 수행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포지션에서 그 포지션의 고유한 움직임과 느낌을 체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넥스트 오웬이 되고 싶었지만 현재는 몇 년 째 윙어로 빠져 있는 월콧의 경우, 언제 톱의 자리로 올라갈지 알 수 없다. 몇 년 동안 공백기를 가진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잘 수행할지도 미지수다. 마찬가지로 윌셔도 1~2년 안에는 한 포지션에 정착시켜야 한다고 본다. 현재 팀의 사정이나 윌셔의 특성으로 봤을 때 윙어로 출전시켜서 리그에 적응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키우고 싶다면 처음부터 그 자리에서 출전시키는 것도 어떨까 싶다.



* 별첨2) Jack Wilshere Compilation


- 09.08.02 에메레이츠컵, Jack Wilshere vs 레인저스





- 09.08.01 에메레이츠컵, Jack Wilshere vs AT 마드리드




- 0809 시즌 vs 스토크 시티 리저브 팀, 어메이징 아웃사이드 슛




- 0809 시즌 Jack Wilshere 스페셜





  1. 국적과 포지션은 본인이 썼고, 그 외의 항목은 아스날 공식 홈 페이지에서 퍼왔음. [본문으로]
  2. http://www.thesun.co.uk/sol/homepage/sport/top10s/2455606/Top-10-football-lookalikes.html?offset=0 [본문으로]
  3. http://www.arsenal.com/news/news-archive/wenger-wilshere-is-reminiscent-of-rooney [본문으로]
  4.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international/england/5990489/Fabio-Capello-keeps-England-spotlight-on-young-Arsenal-player-Jack-Wilshere.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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